디지털 전환은 현재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파괴적 변혁 / 기본적으로는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중요 / 디지털 전환의 중심은 ‘사람’ / 디지털 전환의 사회적 영향력을 충분히 고려한 논의와 정책 수립 필요

인공지능, 이동통신, 클라우드 등 디지털 기술이 급속도로 확산하고 생산성 증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면서, 산업을 불문하고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 기업 생존 및 성장을 위한 핵심과제로 대두되었다.

디지털 전환은 2004년에 발표된 개념인데, 넓게는 디지털 기술을 일상에 활용하여, 더욱 풍요로운 생활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디지털 전환은 디지타이제이션(digitization) 혹은 디지털라이제이션(digitalization)과는 다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디지타이제이션은 아날로그 데이터에서 디지털 데이터로의 변화를 의미한다. 디지털라이제이션은 디지털화 된 정보를 사용해서 효율성을 개선하자는 것이다.

 반면 디지털 전환은 데이터가 아닌 비즈니스 전략에 관한 것으로 ‘전환’에 머물기보다는 ‘변혁’ 개념이 더 어울린다. 특히 현재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파괴적 변혁을 의미한다. 

• 일하는 방식의 변화 선행되어야...

최근 디지털 전환 정책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시의적으로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디지털 전환을 기술적 변화 혹은 인프라의 변화로 보는 관점에는 수정이 필요하다. 기술과 인프라가 많은 것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임에는 틀림없으나, 디지털 전환의 목적은 기술 개발 혹은 인프라 구축 이상이다.

디지털 전환은 시장의 변화에 기업이 적응하는 문제, 보다 기본적으로는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의미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기술 개발과 인프라 구축은 디지털 전환의 가장 쉬운 부분일지 모른다.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을 위해 필요한 것은 산업 측면의 전환, 문화 측면의 전환, 그리고 업무 프로세스의 전환이다. 이러한 전환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디지털 전환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사람부터 설득하고 변화를 수용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디지털 전환이 ‘좋다’라는 추상적인 말보다는 전환을 수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정책 개발을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정책 개발을 위해 데이터와 통찰력에 대한 민주화가 필요하다.

정책 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데이터가 결정권을 쥔 소수에게 독점되어서는 안 된다. 데이터는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접근 가능해야 한다. 이를 통해 디지털 전환이 가져올 변화와 대응 방향 관련 통찰력을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디지털 전환은 기업은 물론 우리나라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기회이자 동시에 위기일 수 있다. 디지털 전환 방향에 대한 정교한 설계와 정책개발로 우리나라의 산업 경쟁력이 더욱 강해지기를 기대한다.